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의당에 복당합니다. 그는 2년 전 정의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찬성하자 탈당한 바 있습니다.
진 전 교수는 21일 페이스북에 “저는 심상정으로 갑니다. 정의당에 다시 입당합니다. 진보의 재구성을 위해 젊은 정치인들을 뒤에서 돕는 일을 찾아보죠”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이와 함께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전날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내놓은 발언을 소개하는 기사를 공유했습니다. 심 후보는 방송에서 '정의당은 페미 정당이냐'는 시청자 질문에 “정의당은 페미니즘 정당이다. 정의당의 페미는 여성과 성 소수자 그리고 모든 시민이 존중받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페미니즘과 관련된 우리의 입장이 유독 도드라지게 언론에 보도돼 왔지만 그렇다고 서민을 위한 정당임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1월 21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년 만에 복당하기로 한 데 대해 "당대표로서 복당 및 입당하는 분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여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 전 교수가 정의당 복당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정의당은 진보정당다움을 분명히 하며, 더욱 품을 넓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여 대표는 이어 "그동안 저는 당의 귀책사유로 떠난 많은 당원들에게 사과를 하고, 다시 당과 함께할 것을 호소해왔다"고 적었습니다.
진 전 교수는 2013년 12월 정의당에 입당했습니다.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을 때 당 지도부가 조 전 장관을 이른바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고 임명에 찬성하자 탈당계를 냈습니다. 당시 당 대표였던 심 후보가 만류하자 탈당 의사를 접은 뒤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다 2020년 1월 정의당을 탈당했습니다.
진 전 교수가 정의당에 복당한 것은 심 후보의 최근 발언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심 후보는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에게 오차범위 안에서 지지율이 밀리는 것으로 나오자 닷새간 칩거했다가 복귀했습니다. 복귀한 심 후보는 ‘조국 사태’ 때 여당을 비판하지 않은 데 대해 “지금 생각해도 제가 20년 정치하면서 가장 뼈 아픈 오판이었다”고 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진보정당 당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당 내 주사파와의 갈등으로 탈당해 심 후보, 고 노회찬 전 국회의원 등이 창당한 진보신당에 합류해 2009년까지 당적을 유지했습니다. 2012년 통합진보당 분당 후 따로 출범한 정의당에 2013년 12월 입당했습니다.
일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는 진 전 교수의 정의당 입당을 뜻밖의 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후보를 강한 어조로 줄곧 비판한 진 전 교수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통한 정권 교체에 힘을 싣는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입니다.
진 전 교수는 "간신들에 둘러싸여 현실감을 완전히 상실한 듯"이라고 일침을 가하는 등 윤 후보를 종종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이 후보를 더 많이 비판한 것이 사실입니다.
진 전 교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대담집을 공동 집필하고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의 대담집에도 질문자로 참여하는 등 민주당 인사를 제외한 정치인들에게는 초당적으로 협력했습니다. '조국 사태'를 비롯해 문재인정부에 대한 총체적 실망감이 그의 정치행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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