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재, 김보름에 사과 “힘든 일 겪은 건 유감...편파 중계 없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경기에서 선배 노선영(33·은퇴)를 따돌리고 주행했다는 의혹으로 거센 비난을 받았던 김보름이 누명을 벗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무대에 섭니다.

평창 올림픽 당시 “최악의 모습”이라며 김보름의 경기 방식을 비판했던 SBS 캐스터 배성재는 4년 만에 김보름 경기를 앞두고 “편파 중계는 없었다”며 “김보름이 힘든 일을 겪은 건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19일 오후 베이징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경기 전, 배성재는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김보름 중계를 소환하는 이야기가 있다. 유튜브에 당시 전체 중계영상이 있다. 편파 중계는 없었다. 그럴 의도도 없었다”며 “다만 김보름이 그 후로 힘든 일을 겪은 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해설위원인 제갈성렬도 “중계인으로서, 빙상인으로서 당시 팀 추월 경기를 중계했다. 어떤 이유에서도 편파 중계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심으로 말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김보름이 힘든 일을 다 털어버리고 베이징에 다시 섰다.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했습니다.

김보름은 2018 평창 올림픽 때 노선영(은퇴), 박지우(강원도청)와 함께 여자 팀추월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팀추월은 선수 3명 중 마지막으로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를 끝으로 기록을 매기는데, 노선영이 한참 뒤처진 상태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한국은 4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당시 중계를 맡은 배성재는 "팀추월 종목에서 절대 나와선 안 되는 세 명의 사이가 크게 벌어지는 장면이 나왔다"며 "노선영이 많이 처졌음에도 나머지 선수가 먼저 도착하는 최악의 모습이 연출됐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 다른 중계에서도 "여자 팀추월의 이해할 수 없는 막판 한 바퀴 때문에 온 나라가 그 이슈에 휩싸여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후 김보름이 노선영을 따돌렸다는 지적이 일면서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김보름의 경기 후 인터뷰 태도 논란까지 겹치면서 비난이 거세졌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글이 올라와 60만명 이상이 동의하기도 했습니다.

김보름은 쏟아지는 비난 속에 출전한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냈지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감사 결과 특정감사를 통해 팀추월 경기에서 ‘왕따 주행’은 없었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그럼에도 김보름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습니다. 그는 올림픽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았습니다. 

2019년에는 노선영에게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청구했습니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은 김보름이 이 사건과 관련해 노선영에게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해당 판결 후 온라인상에서는 배성재와 제갈성렬이 김보름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습니다.

김보름은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에 출전합니다. 이번 올림픽에선 다른 종목에 출전하지 않고 매스스타트에만 집중합니다. 매스스타트는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이 합해진 경기 방식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쇼트트랙으로 빙상을 시작한 뒤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김보름에게 유리한 종목입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에서 SBS 중계는 배 캐스터가 맡았습니다. 일각에선 4년 전 김보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데에 그의 발언이 계기가 됐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시다. 온라인에는 "배성재는 지금이라도 김보름에게 사과하라", "다시 보니 배성재가 심했다", "배성재와 제갈성렬의 잘못된 중계로 김보름이 피해를 입었다" 등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반면 "배성재는 경기 결과에 아쉬워한 것 뿐", "또 누군가에게 화살을 돌려야 하나", "4년 전 일을 지금 사과하겠냐" 등 의견도 있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김보름의 경기가 치러지는 19일, 김보름을 언급하며 유감을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