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법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기자간 통화 녹취 방송을 일부 허용한 것에 대해 "MBC가 공정한 언론사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그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녹음테이프도 같이 틀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5일 진 전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것도 전 국민이 대통령이 될 사람이 어떤 생각과 인성을 갖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법원의 판단을 따라야 된다"면서도 "사실은 취재 경위가 굉장히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김씨와 통화를 진행한 매체 ‘서울의 소리’가 김씨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고 말하며 “(서울의 소리 측이) 얘기하기를 ‘열린공감TV’ 보도를 부정하는 기사를 썼고, ‘열린공감TV’ 사람한테 ‘김건희를 낚기 위해서 미끼를 던진 것이니까 이해해 달라’고 말을 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김씨를) 속이고 도와줄 것처럼 접근해서 사적인 신뢰 관계를 맺고, 오십몇 차례에 걸친 통화를 한 것”이라며 “김씨는 자기를 도와줄 거라고 믿고 얘기한 거고 사적인 통화를 한 건데, 지금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가 너무 분명하다. 인간적 도리도 아니다. 비열하고 저열한 짓”이라고 취재 과정의 부당함을 비판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16일 김씨 녹취록을 방송할 예정인 MBC를 향해서도 "공영방송인 MBC에서는 이걸 받으면 안 되는데 받아버렸다"며 "이분들이 자꾸 이런 짓을 하다가 사실은 국민들한테 신뢰를 잃었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짓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화가 난다. 꼭 이렇게 해야 되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른바 진보진영이라는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타락했느냐"며 "굳이 이렇게 해야만 이길 수 있는 후보라면 정말 그게 제대로 된 후보냐"고 에둘러 이재명 후보도 겨냥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김씨를 향해 "김씨가 나서서 '제가 (영부인) 불출마를 하겠다'고 선언했으면 좋겠다"며 "(진보진영은) 이 후보가 자력으로 못 올라가니 네거티브로 끌어내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이런 건 막으면 안 된다. 저 사람들이 하는 반칙을 내버려 두고 국민들이 판단하게 해야 한다"며 "자꾸 방송국을 찾아가는 등 쓸데없는 짓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 12일 오마이뉴스는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 기자가 지난해 6개월간 김씨와 통화한 내용을 방송사 등에 제보해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기자는 김씨와 총 53여 차례, 7시간 40분에 걸쳐 통화했으며 이는 전부 녹음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화 내용을 준비하는 측은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로, 본래 오는 16일 방송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방송 여부가 불투명해졌습니다.
14일 오전 11시 심문기일을 진행한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박병태)는 김씨의 7시간 분량 통화녹음 파일과 관련, MBC는 수사 관련 사안이나 정치적 견해와 관련 없는 일상 대화 외에는 방송할 수 있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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