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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인정한 노선영 욕설 "천천히 타, 미친 X아"...증인도 있는데 노선영만 욕설 부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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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이른바 '왕따 주행'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에 나선 한국 대표 선수 3명 중 1명만 뒤처져 국내외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은 사건이었습니다.

4년이 지나 왕따 주행의 고의성 여부와 누가 피해자인지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내려졌지만 패소한 측에서 항소하면서 법정 공방 2라운드가 펼쳐질 전망입니다.

노선영(33·은퇴)과 김보름(29·강원도청) / 뉴스1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노선영(33‧은퇴)이 김보름(29·강원도청)에게 제기했던 ‘왕따 주행’ 논란과 관련, 법원은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3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김보름이 노선영에게 청구한 손해배상에 대해 법원이 김보름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노선영 측은 판결에 불복해 17일 곧바로 항소했습니다. 노선영 측은 21일 법조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1심 재판부는 폭언과 관련한 김보름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는데 이와 관련한 직접적인 증거는 소송을 제기한 지 7개월이 지나 김보름이 제출한 훈련 일지가 유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보름의 일방적인 진술만 재판부가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김보름 측은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김보름의 변호인은 "(동료 등에 대해) 증인 신청을 하겠다고 했더니 '사실 확인을 다투지 않겠다'며 노선영 측에서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일방적 폭언이 아니었다"는 노선영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4년 위 선배에게 폭언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부인했습니다.

김보름(29·강원도청)과 노선영(33·은퇴) / 뉴스1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욕설을 했는지 여부는 양 측의 입장이 다른 만큼 3자의 얘기를 들어보는 게 가장 합리적일 것입니다. 그래서 김보름 측은 증인 신청을 했지만 어쩐 일인지 노선영 측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특히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팀 추월에서 두 사람과 함께 출전한 박지우(24·강원도청) 등 동료들의 사실 확인서에는 노선영이 폭언과 욕설을 한 사실이 적시돼 있습니다.

제 3자인 동료들의 확인서에 대해서도 노선영 측은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노선영)의 폭언과 욕설은 원고(김보름)의 스케이트 속력에 관한 것으로 '천천히 타면 되잖아, 미친 X아'와 같은 내용이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실 확인서와 김보름의 훈련 일지를 보면 노선영은 김보름이 스케이트를 빠르게 탄다는 등의 이유로 2017년 11월 7일, 28일과 12월 20일 폭언과 욕설을 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욕설의 표현과 날짜까지 너무나도 구체적이다. 노선영 측의 주장과는 상반된다. 욕설의 대상이 된 당사자(김보름)이나 옆에 있던 제 3자(박지우 등)는 맞다고 하는데 정작 욕설을 했다는 노선영만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노선영 측은 "일방적인 폭언이 아니었다"고 주장합니다. 김보름도 노선영에 대해 폭언을 했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일단 노선영이 폭언을 했다는 전제가 은연 중에 깔려 있습니다. 이른바 쌍방 폭행을 주장하는 모양새인데 결국 폭언은 있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입니다. "4년 선배에게 폭언을 할 수 있었겠느냐"는 김보름 측의 주장은 100% 신뢰할 수 없다고 해도 누가 먼저 폭언을 했는지에 대한 단초는 제공할 만합니다.

특히 앞서 노선영 측은 폭언 등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지난해 1월 소송 재판 첫 변론기일에서 노선영 측 대리인은 "폭언과 폭행이 운동 선수들 사이에서 불법 행위가 성립하는지 판단을 따라야겠지만 피고(노선영)는 원고(김보름)보다 한국체육대 4년 선배이고 법적으로 사회 상규를 위반하지 않은 정도였다"면서 "만약 그것(폭언)이 불법 행위가 된다 해도 이미 2011년, 2013년, 2016년 일로 불법 행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선영 측의 주장을 보면 이미 노선영은 지난 2017년뿐만 아니라 한체대 및 강원도청 시절부터 김보름에 대해 폭언과 폭행을 가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표현에서 특히 폭언, 폭행에 대한 개연성이 높아 보입니다.

김보름


왕따 주행도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법원이 다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미 평창올림픽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의 특별 감사에서 밝혀진 내용으로 김보름과 박지우의 랩 타임을 보면 마지막 바퀴에서 가속을 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노선영은 올림픽 이후 일부 매체와 인터뷰에서 "기록이 중요하지만 그렇게 올릴 타이밍은 아니었다"는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김보름과 박지우가 자신을 따돌리기 위해 가속했다는 뉘앙스지만 기록을 높여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상황, 특히 온 힘을 쏟아붓는 레이스 막판에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입니다.


김보름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 참가, 최종 5위를 기록해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었습니다.

결승전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보름은 “4년이 정말 힘들었다. 오늘 4년 동안의 아픔과 상처가 조금은 아물었던 시간이 된 것 같다”며 “지금은 (평창에서)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행복한 것 같다. 응원을 받는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싶다”며 응원해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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