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가 경기도 비서실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KBS는 2월 2일 경기도청 비서실 전 직원 A 씨의 제보를 인용해 “김 씨 수행팀이 관련 회계 규정을 피하려 개인카드로 선결제했다가 이를 취소한 뒤 법인카드로 재결제하는 등 편법 사용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KBS에 따르면 경기도 총무과 소속 배모(5급)씨와 A씨가 텔레그램으로 나눈 대화를 보면, A씨가 소고기 안심 사진을 찍어 보내자 배씨가 ‘가격표 떼고 아이스박스에 넣은 뒤 수내로 이동하라’고 지시합니다.
‘수내’는 경기도 성남시 수내동으로, 이 후보 부부의 자택이 있는 곳이다. A씨는 이런 방식으로 김씨의 찬거리를 공금으로 산 뒤 집으로 배달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텔레그램으로 대화가 이뤄진 날 A씨가 본인 카드로 고깃값 11만 8000원을 결제했고, 이튿날 점심 시간에 다시 식당을 찾아 결제를 취소한 뒤 ‘경기도 법인카드’를 긁었다고 KBS는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KBS가 확보한 A 씨의 카드 내역을 보면 위의 텔레그램 지시가 있던 날, A 씨는 개인 카드로 고깃값 11만 8천 원을 결제한 뒤 다음날 이를 취소하고, 비서실 법인 카드로 다시 결제했습니다.
해당 식당에서 직접 확인한 재발행 영수증을 보면, 4월 14일 점심시간인 12시 40분쯤, 11만 8천 원 상당의 A 씨 카드 내역을 취소하고, 1분 뒤 경기도 법인카드로 같은 금액을 결제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 씨는 A 씨에게 "내가 선결제 후 법인 카드로 결제('카드깡'으로 표현)했을 때도 그게 20만 원이 넘은 적이 없다"며 그동안의 관례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6월 16일, 이 후보가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회동을 위해 경남 창원으로 내려가기 하루 전에도 총무과 소속 배 모 씨는 김혜경 씨를 위한 초밥 심부름을 요청했습니다.
A 씨가 배 씨와 주고 받은 텔레그램을 보면, 배 씨가 "내일 샐러드 3개 초밥 회덮밥 오후에"라고 지시하고, 이어진 통화에서 또한 "사모님이 내일 초밥 올려달라고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A 씨는 "그러면 이야기했던 초밥집에 가서 결제를 카드 가져다 하고, 재결재하고 나서 올리겠다"고 답하며 자신의 개인 카드로 먼저 결제하고 이후에 법인 카드로 다시 결제하는 일이 반복된 정황을 공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배 씨는 오늘(2일) "경 기도 별정직 비서 A 씨에게 각종 요구를 하면서 벌어진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하여 당사자인 A 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습니다.
배 씨는 이 글에서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 씨에게 요구했다"면서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혜경 씨를 위해 대리 처방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면서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아무런 지시 권한이 없었고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A 씨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반성하며 살겠다"면서 "다시 한번 저의 일로 상처받은 많은 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김혜경 씨와 관련한 의전 비서 채용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한 현장 취재와 심층 보도는 오늘 밤 KBS 뉴스9에서 이어집니다.
배 씨의 입장문이 나온 뒤 김혜경 씨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 송구하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습니다.
김 씨는 이 글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다"면서 "그동안 고통을 받았을 A모 비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리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면서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 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으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SBS도 지난달 28일 경기도청 총무과에 있던 배 씨가 A 씨에게 김 씨의 약 대리 처방·수령과 음식 배달 등을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배 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려고 A 씨에게 심부름을 시켰다고 김 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경기도 비서실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이 “국고손실 범죄”라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김혜경 씨의 위법한 공무원 사적 유용 행태에 더하여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국고손실 범죄 혐의가 드러나고 있다”며 “경기도민의 혈세가 김혜경 씨의 소고기 안심과 회덮밥 심부름에 이용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급여를 받는 공무원을 사적으로 유용해 국고손실죄를 범한 것에 더해, 새로운 국고손실 범죄혐의가 드러난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승인 내지 묵인 없이 법인카드로 생활비를 쓰진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그만 국민께 사죄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최 수석대변인은 언론에 보도된 텔레그램 내용을 언급하며 “전직 경기도청 비서실 소속 7급 공무원 A 씨가 총무과 소속 배 모 씨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나눈 텔레그램 대화 등에 의하면 A 씨는 김혜경 씨의 찬거리와 식사를 경기도 공금으로 사서 집까지 배달하는 등 ‘반복적으로’ 사적 심부름을 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법인카드는 업무자의 관할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 공휴일이나 주말, 비정상 시간대 사용 등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경기도 법인카드의 사용 시점과 방법만 조정하면 위법한 사용이 적법해진다고 생각한 것인가”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와 김혜경 씨에게 묻는다. 그간 이렇게 유용한 경기도 공금은 얼마인가. 이번에는 어떤 거짓말로 해명하려 하는가”라며 “더 이상 은폐할 수 없게 됐다”고 직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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