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면·한명숙 복권, "국민 대화합 차원"...이병박 제외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69·수감 중)을 특별사면하기로 했습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77)도 특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는 문 대통령이 단행하는 5번째 사면 대상에 포함됩니다.
지난달 22일부터 서울삼성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사면 이후 병원에서 출소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이후 이달 23일까지 1729일(약 4년 8개월)째 수감 중으로.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오랜 기간 수감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어깨 질환과 허리디스크 등 기존 지병 외에도 최근 치과와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음식물을 씹지 못할 정도로 치아 상태가 나빠져 미숫가루나 죽 등을 먹고 있으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무부 등은 당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 집행정지를 검토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형 집행정지 신청을 하지 않아 청와대가 사면을 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새누리당 공천 개입 등의 혐의로 징역 22년이 확정됐습니다. 사면이나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87세가 되는 2039년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노무현 정부 때 국무총리를 지냈던 한 전 총리도 이번에 사면하기로 했습니다.
한 전 총리는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 8300만원을 확정받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한 전 총리의 형 확정에 대해 “정치 법정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는 무죄”라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는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고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박 전 대통령 사면은 오는 3월 대선 정국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달 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이분들은 뉘우침도 없고, 반성도 하지 않고, 국민에게 사과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국민 통합을 위해 집권 초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