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이재명’의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욕설과 막말이 담긴 160분 분량의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장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x-파일 목록’이라는 제목의 통화 목록과 “이재명 욕설 파일 34개를 텍스트로 정리한 것”이라며 다수의 사진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텍스트 정리본’은 돌연 삭제됐습니다. 이 후보와 친형인 고(故) 이재선씨와의 통화 내용을 녹취한 것으로, 이 후보가 노골적으로 욕설을 하는 내용 등이 정리돼있습니다.
해당 게시물이 돌연 지워지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 가운데, 장 변호사는 본인이 삭제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장 변호사는 “페이스북이 삭제했고, 이의 제기를 접수했다”고 말했습니다. 게시물 삭제에 대한 항의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은 장 변호사의 게시물이 자사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또 장 변호사의 계정에 대해 방송·광고 등을 제한했고, 장 변호사의 게시물을 상단에 노출하지 않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장 변호사는 앞서 “MP3 파일을 동영상 형태로 바꿔서 제 페이스북에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페이스북에 “MP3 파일 업로드가 안 돼서 부득이하게 링크로 올린다”며 압축파일을 올렸습니다.
장 변호사가 공개한 파일에는 이 후보가 재선씨와 형수 박인복씨에게 욕설을 퍼붓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재선씨에게 정신병원 입원을 압박하는 듯한 내용도 담겼습니다.
이 후보는 재선씨를 향해 “너 기다려, 이 XXX. 너 XXX아 집이 어디야”, “XXX아, 니가 인간이냐 XXX야” 등의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이 후보는 박씨와의 통화에서 “XX 같은 X, XXX아” 등의 욕설을 했습니다. 박씨가 “욕 들을만한 짓 한 적 없다”고 하자 이 후보는 재선씨와 통화하겠다며 “형님 바꿔라, 빨리. 좋게 말할 때. 더 욕 듣기 싫으면”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재선씨가 이 후보 아내인 김혜경씨를 거론하며 “유동규가 음대 나왔는데 뽑았냐”라고 하자 이 후보는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라고 했습니다. 김씨는 숙명여대 음대를 졸업했습니다. 이 후보는 지난 10월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유씨 채용 과정과 관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김씨가 재선씨의 딸과 통화한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그는 조카를 향해 “이 X이 그냥. 어른 아니라고 내가?”라고 말하는 등 폭언을 했습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 필승결의대회 후 관련 질문을 받고 "가족의 내밀한 문제이고 말씀드리긴 어려운 사정들이 있긴 하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다만, "그때 당시 (형님 부부 쪽이) 모든 기자·언론에게 보냈던 것이 떠돌다가 다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로운 내용의 녹음파일은 아니라는 입장도 함께 전했습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제 과거의 한 부분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사과 드린다"며 "그 문제의 발단이 됐던 어머니는 이제 이 세상에 계시지도 않고 어머니에게 가혹하게 문제를 만든 형님도 이젠 세상에 안 계신다.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일이니 국민들께서 용서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장 변호사를 후보자 비방죄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녹음파일을 공개한 국민의힘 선대위 소속 장 변호사를 후보자 비방죄로 즉각 고발한다"면서 "장 변호사가 불법 배포한 이 자료를 선별 편집해 공개하는 행위 역시, 선관위 지침에 위배될 뿐 아니라 후보자 비방죄와 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므로, 즉시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알렸습니다.
장 변호사의 기자회견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가 보도된 데 대한 맞불 성격으로 해석됩니다. 장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14일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에 영입된 인사로 이날 기자회견에 대한 소개 역시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이 맡았습니다.
무엇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MBC 항의 방문 당시 이 후보의 욕설 녹취파일을 전달하면서 이른바 '김건희 7시간 통화'와 함께 보도돼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이날(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의 육성, 그것도 틀어야 형평성에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장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녹음파일 전체를 대중에게 유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그는 "MP3 파일을 동영상 형태로 바꿔서 제 페이스북에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국민이 이 후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따로 낸 입장문을 통해 "장영하 변호사는 국민의힘 선대본부 소속이 아니다"며 "(장 변호사를 선대위 소속이라고 한 민주당 공보단 입장문을) 바로잡고 사과하지 않으면 허위사실 유포로 민주당을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공익을 위해 제보하는 선량한 국민을 겁박하고 고발하는 것으로 진실이 묻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당은 직시해야 한다"며 "재갈 물리고 고발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리고 철저하게 반성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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